분질 감자

포슬포슬은 국어사전에 ‘덩이진 가루 따위가 물기가 적어 엉기지 못하고 바스러지기 쉬운 모양’이라 설명이 되어 있지만 국어사전의 설명으로는 실제 ‘포슬포슬’한 모습을 표현하기 쉽지 않다. 감자를 삶거나 구웠을 때 혹시(경험상으로 많지 않을 거라 생각되지만)라도 조리된 감자의 껍질이 갈라지고 속살 위에 하얗게 분이 올라온, 그리고 입에 넣었을 때 힘주지 않아도 감자의 덩어리가 바스러지는 촉감을 느낀 적이 있다면 그 상태가 바로 감자가 ‘포슬포슬’ 하다고 말할 수 있다. ‘포슬포슬’ 하다 또는 아니 다를 전문가적 표현으로는 분질과 점질로 표현한다. 분질과 점질을 나누는 기준은 전분(澱粉, starch)의 함량이다. 백과사전에서는 전분이 많이 있으면 분질 감자, 적으면 점질 감자로 나눈다. 감자 속에 있는 펙틴 물질이 조리 과정에서 감소되면서 감자를 쪘을 때 우리가 볼 수 있는 하얀 분이 감자 표면에 나타난다

두백 감자다.
우리가 주로 먹는 감자는 수미감자다. 
수미는 70년대 후반부터 감자 농사의 주 품종이 되었다.


수미도 맛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두백만큼 전분질이 많지 않다.
두백 등 분이 많이 나는 감자는 찌는 동안에 감자의 펙틴이 빠져나오면서 조직이 갈라진다.
반면에 수미는 형태가 유지된다. 

찐 감자를 입안에 넣으면 부드럽게 부서진다. 
카레나 닭도리탕을 해 밥과 감자를 비비면 잘 섞인다. 
감자탕 등 감자가 들어 간 요리를 먹을 때 어떨 때는 잘 부서지는, 잘 부서지지 않는 감자를 만나는 데 그 차이가 바로 감자 품종에 있다. 점질과 분질 그 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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