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새 고기는 잡내가 없다.

1
연구용으로 키우던 제주 흑돼지 고기를 받았다.


8개월 키운 돼지다.
집에서 수육 삶을 때 마늘 두어 쪽 정도 넣고 삶는다. 소금도 조금 넣고.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요새 고기는 잡내가 없다.
제발 잡내 잡는다는 그 입 좀 다물라.
이번에는 마늘을 아예 넣지 않고 삶았다.
조금이라도 다른 맛이 섞이지 않기 위해서 그렇게 했다.
한소끔 끓인 다음 물을 버리고 한 시간여 중불로 삶았다.
국물 끝에 고소함이 치고 나왔다.
삶은 고기를 맛보니
달았다.


그렇다고 과일처럼 단맛은 아니다.
소금 살짝 찍은 고기는 씹을 때마다 조금씩 조금씩 맛을 내줬다.
비계에 붙은 껍질까지 넘기면 메아리처럼
절로
"달다"라는 말이 나왔다.
참 맛있는 돼지고기다.
비계 녹진한 맛은 덤이다.
좋은 재료는 레시피를 단순화시키는 힘이 있다.
2
안동 찜닭을 할까해서 레시피를 찾아 보다가 기절할 뻔.
잡내 이야기가 너무 많거니와 그것을 위해 들이는 공력 낭비가 컸다.
첫 번째 잡내 잡는다고 쌀뜨물에 30분 침지.
두 번째로 미림이나 소주 넣고 끓인 다음 버려야 한다고 한다.
두 가지 방법 모두 쓸데없는 짓거리다.
닭은 시간이 지나면 냄새 나는 것은 맞다. 겉에만 나지 속까지 나지는 않는다. 물로 깨끗이 씻거나 아님 한소끔 끓여 물 버리고 새로 끓이면 끝난다.
할 말 없으면 쓰지 말거나 아님 공부 좀 하고 써라.
앵무새처럼 따라쟁이 레시피는 그만 퍼뜨려라.
3
'필살기'로 잡내와 색을 낸다고 넣는 커피는 뭐니?
:진짜 안 좋은 고기를 썼다면 잡내 제거해야 한다.
아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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