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미거지다

곰치로 알고 있지만 실제 이름은 미거지다. 핑크색은 암컷이다. 거무튀튀한 것이 수컷이다.

 흔히 곰치국으로 팔고 있는 미거지. 진짜 곰치는 순하게 생긴 미거지와 달리 난폭하게 생겼다. 날카로운 이빨도 지니고 있다. 해장이니 뭐니 하면서 방송이나 블로그에 노출이 되며서 인기를 얻자 이름이 알려졌지만 잘 못 알려진 대표 수산물이다. 암컷은 색깔이 여린 핑그 비스무리하고 수컷은 거무튀튀하다.

2만 원 시절의 옥미 곰치국.
이게 강원도 동네마다 끓이는 방식이 조금 다르다. 강원도의 남쪽은 김치를 넣고 위쪽은 넣지 않는다. 가격도 관광지스러운 곳은 비싸고 덜 관광지스러운 곳은 상대적으로 저렴하다.


예전 속초 옥미(춘선네로 바뀜)의 현재 시세로 보니 1인분 4만 원이다. 그렇다고 한다. 과연 그 가격을 맞는지는 잘 모르겠다. 일단 현재 시세는 커다란 곰치 한 마리 소매가가 2만 원이다. 소매가이고 경매받는 가격은 나도 모른다. 올리다 보니 저기까지 가지 않았나 싶다.

일단 관광객이 속초에 비해 덜 찾는 울진 죽변항의 곰치국 가격은 1인분 15,000원이다. 어디를 가나 이 가격이고 해장에 더 좋은 대구는 오히려 더 저렴한 13,000원이다. 울진에서 관광객이 있는 삼척으로 올라가면 5천 원이 올라간다. 삼척항의 유명한 식당의 곰치국 가격은 2만 원이다.

받는 가격은 쥔장 마음일 거고 비싸든 싸든 찾는 것은 소비자의 마음이니 내가 뭐라 할 상황은 아니다. 내가 이야기할 것은 한겨울에 주로 찾는 미거지의 제철이 맞냐?라는 문제다. 평소에도 강원도 출장에서 굳이 찾지 않는 음식이 미거지로 만든 음식이다.
남해 꼼치. 주로 물메기라 파는데 물메기란 어종은 따로 있다. 


남쪽의 물메기라 이야기하는 꼼치 또한 마찬가지다. 굳이 그 가격을 주고 먹을 생각이 들지 않는다. 이것은 지극히 개인적인 판단이고 생각이다. 난 진짜로 흐물흐물한 살맛에서 좋아하는 맛을 찾을 수가 없다.

1인분 15,000원 죽변항 곰치국

내 맛은 중요하지 않으니 넘어가자. 제철의 문제다. 미거지가 많이 잡히고 많이 찾는 시기는 산란기다. 수심 200m 내외에서 사는 미거지가 알을 낳기 위해 얕은 바다를 겨울에 찾는다. 겨울에 잡힌 암컷은 알을 품고 있다. 겨울에 잡히는 도루묵 또한 그렇다. 겨울 대구를 예를 들자면 알을 품고 있는 대구 암컷은 똥값이다. 암컷이라 살맛이 없다는 게 이유다. 같은 시기 알을 품고 있는 미거지는 대우를 받는다. 이는 도치도 마차가지다. 알을 품고 있으면 맛없다는 것은 알고 있는 사실이지만 인기의 척도에 따라 대우가 달라지는 것이다. 인기가 있고 찾는 이가 많으면 맛과 상관없이 가격이 오른다는 것이다. 대구 암컷에 비해 미거지 암컷이 맛이 더 특별히 뛰어나다면 모르겠지만 그렇지는 않다.


산란기의 미거지보다는 산란을 준비하는 지금이 어쩌면 더 맛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평소 강원도 출장길에 굳이 찾지 않았던 미거지를 먹어봤다. 그것도 두 끼나. 뭐 그냥 그랬다. 딱히 좋아하지 않던 생선에다가 물컹한 식감에서 큰 차이를 느낄 수 없었다.

앞으로도 미거지를 사거나 먹을 일은 없을 듯. 누가 사준다고 해도 대구나 다른 것을 먹을 듯싶다. 특히 4만 원이나 또는 두어 시간 기다려서 먹을 음식은 아니지 싶다. 차라리 고무꺽정이나 삼식이를 먹고 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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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는날이제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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