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물같은 식당


산지를 다니다 보면 우연히 들어간 식당이
마음에 쏙 들 때가 있다.
반대로 구시렁거리며 나오는 곳도 있다.
둘 다 어쩌다 마주치고, 빈도도 비슷하다.
아침 7시, 고령 쌍림면에 도착했다.
고령 읍내로 들어가 해장국 한 그릇 하기보다는
산지 새벽 모습이 궁금해 갔다가 마주친 식당이다.

 좌로 가면 합천, 직진하면 고령 읍내인 삼거리 모퉁이에 가만히 불을 밝히고 있었다.
어탕을 좋아한다. 어탕은 민물고기를 삶은 다음 뼈를 발라내고 얼큰하게 끓인 음식이다. 밥을 말거나, 국수를 넣어 먹는다. 가끔 어탕 국물에 수제비 해도 좋겠다 했는데, 어탕 수제비 하는 곳을 만나지 못했다가 드디어 만났다.
고민할 필요도 없이
주문했다.
나온 수제비에 제피 가루 솔솔 뿌리고는
마파람에 게 눈 감추듯 한 그릇 뚝딱 해치웠다.
역시 어탕에는 후추보다는 제피다.
금산, 영동, 옥천 지역에도 어탕하는 곳이 많다. 맛있지만 서운한 게 바로 '제피'다. 제피의 아린 맛과 살짝 새콤한 향이 더해져야 비로소 어탕이 완성된다.
2019년 첫 지방 출장에서 선물 같은 식당을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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